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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보드는 왜 QWERTY 배열이 되었을까?

by 포카 2020. 10.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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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사용하는 키보드는 특별한 기종이 아닌 경우 일반적으로 QWERTY 배열을 갖고 있습니다. 스마트폰의 영문자 입력에도 당연한듯이 QWERTY 배열의 입력창을 갖고 있게 되었는데요. 왜 키보드는 다른 배열이 아닌, QWERTY 배열이 되었을까요? 




QWERTY 배열이 세상에 처음 태어나게 된 계기는 과거 타이프라이터 즉, 타자기의 성능이 좋지 않던 시절 자주 눌러야 하는 키가 가까운 위치에 있어 고장이 자주 일어나게 되어 자주 사용 하는 키들을 멀리 배치하게 되었다는 설이 있습니다만, 이것도 하나의 가설 중 하나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QWERTY 배열은 왜 등장하게 되어서 지금까지 사용되고 있는걸까요? 



1. QWERTY 배열은 타자기의 고장을 막기 위한 배열이다?


QWERTY 배열은 사실 글을 칠 때에는 효율이 떨어진다고 합니다. 다른 배열에 비하여 타이핑 속도가 느리다고 합니다. 

초기의 수동식 타자기의 경우 문자를 칠 때마다 활자 암을 제자리로 갖다두면서 타이핑을 해야 했고 너무 빠르게 다음 키를 누르면 활자 암이 얽혀 고장이 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타이핑에 시간이 걸리는 배열을 적용해서 타자기의 고장을 막도록 했다는 설이 가장 유명합니다. 일부러 타이핑 속도를 늦추기 위해서 자주 사용하게 되는 ie + ei, He + eh 등의 조합을 바로 옆에 두지 않고 오른손, 왼손으로 각각 나누어 배치 하였다는 주장입니다. 


그렇지만, 최근 이 이론을 반박하는 반론이 자주 나타나고 있습니다. "th" 나 "er" 의 경우에도 빈번하게 사용하는 키 이지만 한 손으로 누를 수 있는 위치에 위치해있고 실제로 QWERTY 배열을 사용하여 타자기를 쓴다 하더라도 활자 암의 안정성을 확보하지는 못하다는 연구 결과도 있었습니다. 

또한 타자기의 활자 암을 수동으로 내려가며 쓰는 구조의 타자기는 QWERTY 배열이 발명된 1874년보다 이후인 1888년의 제품에서 부터 적용 되었다는 주장입니다. 

초기의 타자기의 용도는 전신 회사가 모르스 신호를  수신하여 기록 / 변환 하는 용도로써 순간적인 신호를 즉시 기록하여야 하는 상황에서 일부러 타이핑 속도를 늦추게 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왜 QWERTY 배열이 설계되어 장착되었고 지금까지 계속 사용하게 된 것일까요? 

이를 알기 위해서는 결국 타자기의 역사를 살펴 볼 수 밖에 없었습니다. 




2. 타자기의 발명 


문서를 타이핑 하는 기계의 개발은 16세기부터 시작되어 많은 발명가들의 도전과 노력을 통해 19세기에 최초의 타자기가 탄생 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최초의 타자기라 할 수 있는 기계는 1575년 이탈리아의 판화가가 개발한 기계라고 알려져 있지만 현대의 타자기의 시초는 1714년 영국의 헨리 밀 이라는 남자가 타자기와 유사한 기계의 특허를 최초로 취득함으로써 기록에 남아있습니다. 각 국가마다 여러가지 타자기의 원형 기계들이 존재하지만 QWERTY 배열을 발명하여 최초로 타자기에 적용한 인물은 미국의 발명가 크리스토퍼 레섬 슐츠의 기계라고 합니다. 1867년에 그가 발명한 타자기는 세계 최초로 실용적으로 사용 가능한 타자기로 알려져 있습니다. 



3. QWERTY 배열의 발명 


앞서 소개한 크리스토퍼 레섬 슐츠는 1860년대 당시의 업무를 보다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다양한 기계들을 개발하는 사업을 진행 하고 있었습니다. 

그는 1868년 여러 동료들과 함께 "타이프 라이터" 의 발명 특허를 취득했고 실제로 이 때 발명된 타자기의 자판은 피아노 건반 처럼 생겼으며 28개의 알파벳 배열로 되어 있었습니다.


최초의 타이프라이터 최초의 타이프라이터



이 발명 2년 이후 그는 여러 동료들과 함께 보다 쉽게 타자를 칠 수 있도록 대문자, 숫자2~9, 하이픈, 쉼표, 마침표, 물음표를 포함한 38키 배열의 타자기를 설계하였습니다. 이 키보드는 4줄로 구성되어 왼쪽부터 A부터 시작하는 알파벳 순으로 배열이 되어 있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A, E, I, O, U 등의 모음이 상단으로 배치되어 최대한 타이핑이 쉬울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위의 타자 배열이 발명 되고 난 후 1872년에는 다시 한번 배열이 변화되어 아래와 같이 현재의 QWERTY와 매우 유사한 버전으로 변경되어 출시 되었습니다. 




왜 이러한 배치 변경이 이루어진 것일까요? 당시에는 숫자1, 숫자0의 경우에는 별도의 키를 만들지 않고 영문자 I, O를 활용하여 1과 0을 표기하였다고 합니다. 

따라서 해당 년도인 1870~ 년대를 빠르게 타이핑 하기 위해서는 I, 8, 7, O 키가 한쪽에 모여 있는 것이 유리하였기 때문이라는 의견이 있습니다. 

위 의견에 따르면 결국 QWERTY 배열이 자리잡게 된 배경에는 타이핑의 속도를 떨어뜨리기 위한 것이 아닌, 타이핑을 보다 빠르게, 쉽게 하기 위한(당시 1870년대의 기준으로) 효율성의 이유로 개발 된 것으로 볼 수 있겠습니다. 또한 이후 계속하여 배치 조정이 있었고 실제로 레섬 슐츠는 다양한 배열을 계속해서 만들어내며 최고의 배열을 찾기위해 노력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레섬 슐츠가 만들었지만 최고의 배열이라고는 생각치 못한 QWERTY 배열은 이후 타자기 판매 업체의 판촉전략에 의해 세상에 폭발적으로 보급되기 시작합니다. 



4. 타자기의 폭발적인 보급 


레섬 슐츠가 타자기의 생산, 판매를 시작할 무렵, 그는 양산 / 보급을 위하여 제조 파트너를 찾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총기 제조 업체로 유명한 바로 그 레밍턴 사의 제안을 받게 됩니다. 당시 남북전쟁으로 인한 총기 수요 증가로 인하여 크게 성장한 근대 제조 시설을 갖고 있던 레밍턴사는 레섬 슐츠의 타자기 제조/판매 권한을 얻게 되어 1874년 QWERTY 배열을 가진 타이프 라이터를 최초로 판매하게 됩니다. 


처음에는 매우 고가에 고장도 자주 있어 판매량이 신통치 못하였지만, 이후 개량된 후속 기기가 1878년 발매되자 속기사를 중심으로 주문이 점차 증가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이후 레섬 슐츠와 레밍턴사는 타자기의 보급을 확대하여 더욱 많은 타자기를 판매하기 위한 전략을 세우기 시작합니다. 그들은 당시에는 레밍턴 사의 타자기에서만 사용되는 QWERTY 배열을 사람들에게 널리 교육시키는 것을 통해 점유율을 올리고 잠재고객을 늘릴 수 있을 것이라 판단하였습니다. 


이후 레밍턴사는 여러 직업 훈련 학교나 YWCA등을 대상으로 무료 타이핑 강좌나 타자기 사용 방법 교육 등을 진행하며 QWERTY 배열의 타이핑을 교육 하기 시작하였습니다. 따라서 대부분의 사무직 지원자들은 QWERTY 배열을 교육받은 상태였으며 기업의 입장에서는 레밍턴사의 QWERTY 타자기를 회사에 배치해놓기만 하면 따로 별도의 교육을 할 필요가 없게 된 것이었습니다. 


이후 1890년까지 10만대 이상의 레밍턴사의 QWERTY 타자기가 팔리게 되면서 말 그대로 미국 전역에서 사용되게 되었습니다. 이후 레밍턴사는 경쟁사 및 5대 타자기 업체 등과 대합병 되어 유니온 타이프라이터 컴퍼니 라는 거대 기업이 되었으며 1898년 6월 정식으로 QWERTY 배열이 업계의 사실상의 표준이 되게 되었습니다. 이 당시 유니온 타이프라이터 컴퍼니의 타자기 시장 점유율은 70% 이상이었던 것으로 파악됩니다. 


결국 다른 배열을 사용하던 경쟁사들의 타자기는 가격 전략, 기술 개발, 광고 등으로 대항하려 하였으나 레밍턴 사의 "타이핑 교육" 전략에 의해 (그 당시 미국의 고등교육기관 절반은 레밍턴사의 QWERTY 타이핑 방식을 교육 하였습니다.) 결국 자신들의 키 배열을 포기하고 표준에 가깝게 되어 버린 QWERTY 배열을 사용 할 수 밖에 없게 되었습니다. 



5. QWERTY배열의 한계와 새로운 배열의 등장 


이후 QWERTY 배열은 컴퓨터의 발명 / 보급과 함께 미국 뿐 아닌 전 세계로 확대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QWERTY 배열의 문제점도 속속 발견되고 있었습니다. 특히 QWERTY효과 라는 특정 키를 타이핑 할때 손의 부하가 심하여 해당 키 사용을 무의식적으로 꺼리게 되는 현상이 보고 되어 있으며 이에 따라 상품명, 영화제목, 아이의 이름 등을 지을때도 무의식적으로 타이핑 시에 불편한 키를 쓰지 않게 된다는 이론입니다. 실제로 영문 타이핑을 진행 해 보면 특정 키를 입력할때는 특히 왼손이 불편하게 움직여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또한, 스마트폰의 보급 이후 PC 보다는 스마트폰이 더 대중화 된 최근에는 QWERTY 배열보다 더욱 효율적인 배열도 많이 개발 되었습니다. 사실 QWERTY 배열은 우리에게 익숙할 뿐이지 실제로는 1870년대의 전신 회사의 목적에 최적화 된 레이아웃이기 때문입니다. 

최근에는 스마트폰과 같은 터치 디바이스에 사용 가능한 다양한 레이아웃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러한 천지인 키보드 배열이나 일본의 플릭 입력 등이 현대의 새로운 타이핑 레이아웃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실제로 스마트폰에 익숙한 세대들은 이러한 스마트폰 입력 레이아웃을 통해 QWERTY 레이아웃보다 더욱 빠르게 타이핑을 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익숙한 QWERTY 레이아웃을 사용하는데도 사실 전혀 문제는 없고 굳이 새로운 레이아웃을 배워야 할 필요는 없지만 시대가 변함에 따라 새로운 타이핑 방법이 나타나고 또 특정한 사건으로 인하여 대중화 될 지 미래가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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